직장인이라면 하루에도 수십번 이메일을 주고받습니다. 프로젝트 관련 협조 요청, 회의 일정 안내, 실수에 대한 사과, 피드백 전달 등 그 목적도 다양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메일 작성에 상당한 시간을 들이며, 완성된 문장 하나를 보내기까지 여러 번 고치고 고민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아마도 이메일 작성이 어려운 이유는 이메일을 보낸다는 건 단순히 문장을 쓰는 행위가 아니라, 의도를 정확히 전달하면서도 예의와 형식을 갖춰야 하는 소통 방식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업무 메신저처럼 가볍게 말할 수도 없고, 반대로 지나치게 격식을 차리면 거리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메일 한 줄에 상대방의 오해나 불편함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은 작성자의 부담을 더욱 크게 만듭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공지능 기반의 언어모델, ChatGPT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상황과 목적만 구체적으로 입력한다면, 짧은 시간 내에 논리적이며 격식을 갖춘 이메일 초안을 자동으로 생성할 수 있습니다. 초안 작성에 드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뿐만 아니라, 표현 방식에 대한 참고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렇게나 AI를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에 적절한 문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ChatGPT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요령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오늘 글에서는 제가 사용해보면서 익힌 노하우들을 정리해봤습니다
ChatGPT로 이메일 작성 시 유의할 점
ChatGPT에게 명령할 때 가장 중요한 점 중 하나는 “맥락”입니다. ChatGPT는 매우 유용한 툴이지만 정확한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인 AI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때문에 다음의 사항을 반드시 고려해야합니다.
1.프롬프트는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입력해야 합니다.
올바른 예시 처럼 배경, 대상, 목적을 명확히 작성해 줍니다,
(잘못된 예시) 이메일을 써줘
(올바른 예시) 회의 일정 변경을 정중하게 요청하는 이메일을 작성해줘. 수신자는 외부 거래처이며, 일정 변경 사유는 내부 일정 중복 때문이야”
2. 상대방과의 관계, 조직 문화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상대가 동료인지, 상사인지, 외부 협력사인지에 따라 이메일 톤이 달라야합니다. ChatGPT는 이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관계성과 조직 분위기를 입력 단계에서 반드시 반영해야합니다.
3. 너무 형식적인 표현은 오히려 어색해 보일 수 있습니다.
AI가 생성한 이메일은 지나치게 격식있고, 말투가 딱딱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그대로 사용하면 내가 평소 쓰지 않는 표현이 드러나 부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드시 실제 말투와 업무 스타일에 맞게 검토 및 수정이 필요합니다.
4. 민감하거나 법적 리스크가 있는 내용일 경우 반드시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계약 관련 내용, 사과문, 인사 평가와 관련된 메일 등은 사소한 문장 하나에도 책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ChatGPT가 만든 문장은 초안으로만 참고하고 최종 판단과 수정은 반드시 직접 해야 합니다.
상황별 효과적인 프롬프트 작성 예시
ChatGPT에게 원하는 이메일을 얻기 위한 핵심은 바로 “프롬프트’의 질입니다.
프롬프트를 잘 작성하기 위해서는 다음 4가지 요소를 포함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아래는 실무에서 자주 사용하는 이메일 상황에 맞춘 제가 자주 사용하는 프롬프트 예시입니다.
- [이메일 목적]: 왜 이 이메일을 쓰는가
- [대상/관계]: 누구에게 보내는가, 그 사람과의 관계는 어떤가
- [상황/배경 설명]: 어떤 맥락에서 쓰는가
- [원하는 어조]: 어떤 말투(톤)로 쓰고 싶은가
1. 협조 요청
[이메일 목적] 타 부서에 프로젝트 일정 공유 및 협조 요청
[대상/관계] 동일 회사 내 다른 부서 대리급 실무자 (이전에도 몇 차례 협업한 경험 있음)
[상황/배경 설명] B프로젝트 일정 계획 수립 중이며, 마케팅팀 일정 확인이 필요함
[원하는 어조] 정중하고 예의는 갖추되, 너무 딱딱하지 않고 실무적인 어조
[최종 프롬프트 문장]
“B프로젝트 일정 수립을 위해 마케팅팀에 일정 공유 및 협조를 요청하는 이메일을 작성해 주세요. 수신자는 이전에 몇 차례 협업 경험이 있는 대리급 실무자이며, 어조는 정중하되 너무 딱딱하지 않게, 실무적인 표현을 사용해 주세요.”
2. 사과 메일
[이메일 목적] 업무 지연에 대한 사과 및 수정 일정 안내
[대상/관계] 외부 협력사 과장급 담당자 (정기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파트너)
[상황/배경 설명] 내부 검토 지연으로 인해 전달 기한을 지키지 못했으며, 1일 지연 예정
[원하는 어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진중하고 정중한 어조
[최종 프롬프트 문장]
“외부 협력사 과장급 담당자에게 자료 전달 지연에 대해 사과하고, 정확한 수정 일정(1일 지연)을 안내하는 이메일을 작성해 주세요. 어조는 책임감 있고 진중하게, 지나치게 격식보다는 실질적인 해결 의지가 느껴지도록 구성해 주세요.”
3. 업무 피드백
[이메일 목적] 신입 직원에게 최근 업무 결과에 대한 피드백 전달
[대상/관계] 같은 팀 신입 사원 (처음 피드백 메일을 주고받는 관계)
[상황/배경 설명] 지난주 진행한 고객 응대 리포트 결과를 기반으로, 긍정적인 부분과 개선점을 함께 전달할 계획
[원하는 어조] 격려와 배려가 느껴지도록 부드럽고 따뜻한 어조
[최종 프롬프트 문장]
“같은 팀 신입 직원에게 고객 응대 리포트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전달하는 이메일을 작성해 주세요. 긍정적인 점과 개선사항을 함께 포함하고, 어조는 따뜻하고 배려 있는 말투로 작성해 주세요. 신입 직원이 위축되지 않도록 격려 중심으로 구성해 주세요.”
4. 일정 변경 안내
[이메일 목적] 예정된 미팅의 일정 변경 안내 및 재조정 요청
[대상/관계] 외부 클라이언트 팀장 (중요한 고객, 비교적 격식을 요구하는 관계)
[상황/배경 설명] 내부 일정 중복으로 인해 예정된 회의를 다음 주로 변경해야 하는 상황
[원하는 어조] 실례를 끼쳐 죄송하다는 뉘앙스를 포함한 정중하고 공식적인 어조
[최종 프롬프트 문장]
“중요 고객인 외부 클라이언트 팀장에게 미팅 일정 변경을 안내하는 이메일을 작성해 주세요. 내부 일정 중복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다음 주로 변경 요청드리는 상황입니다. 어조는 정중하고 공식적으로, 실례를 끼쳐 죄송하다는 뉘앙스를 포함해 주세요.”
5. 자료 요청
[이메일 목적] 업무 수행을 위한 참고 자료 요청
[대상/관계] 다른 부서의 선임급 직원 (예전부터 자주 협업하며, 편하게 소통하는 관계)
[상황/배경 설명] 마케팅 보고서 작성을 위해 지난 분기 성과 자료가 필요함
[원하는 어조] 친근하고 간결하게, 요청이 부담스럽지 않도록 표현
[최종 프롬프트 문장]
“마케팅팀 선임 직원에게 지난 분기 성과 자료를 요청하는 이메일을 작성해 주세요. 예전부터 협업 경험이 있는 친근한 관계이며, 어조는 부담스럽지 않게, 간결하고 편하게 써 주세요.”
ChatGPT 활용 이메일 예시
다음은 실제 상황을 기반으로 한 이메일 예시입니다. 모두 ChatGPT로 초안을 생성하고, 사람의 손으로 다듬은 형태입니다.
[1] 협조 요청 이메일
안녕하세요, 마케팅팀 홍길동 대리님.
이번 분기 B프로젝트 진행과 관련하여 일정 조율이 필요하여 연락드립니다.
가능하시다면 이번 주 금요일까지 마케팅팀의 가능 일정 공유 부탁드립니다.
바쁘시겠지만 협조 부탁드리며, 일정 조율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 사과 이메일
안녕하세요, 전략기획팀 이대리님.
금일 오전까지 전달드리기로 한 보고서가 내부 확인 지연으로 인해 늦어진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현재 최종 검토 중이며, 오후 4시까지 전달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업무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며, 추후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부 절차를 보완하겠습니다.
[3] 피드백 이메일
안녕하세요, 신입사원 김지수님.
지난주 진행한 브랜드 리서치 자료 잘 확인하였습니다. 자료 구성과 핵심 메시지가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어 인상 깊었습니다.
다만 리서치 소스의 신뢰도를 한층 보강하면 더욱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작업도 기대하겠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ChatGPT가 작성한 이메일을 자연스럽게 다듬는 방법
ChatGPT의 이메일 초안은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주지만,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다소 인위적일 수 있습니다. 다음의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보완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1. 말투 점검 – 조직 내에서 자주 쓰는 표현으로 바꾸기
예를 들어 “귀 부서의 일정 공유를 부탁드립니다”는 “일정 공유 부탁드립니다”로 더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2. 문장 길이 조절 – 긴 문장은 둘로 나누어 읽기 쉽게
AI는 문장을 길게 구성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단문 위주로 나누는 것이 가독성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3. 반복 표현 제거
“감사합니다”나 “확인 부탁드립니다”가 여러 번 나올 경우, 불필요한 반복을 정리하여 간결하게 마무리합니다.
4. ‘소리 내어 읽기’ 테스트
수정 후 이메일을 조용히 소리 내어 읽어보면, 어색하거나 인위적인 부분을 금방 발견할 수 있습니다.
ChatGPT는 이메일 초안 작성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표현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더 나은 워딩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하지만 이메일의 본질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입니다.
AI가 만들어주는 초안을 맹신하기보다는, “AI는 초안만, 최종 판단은 인간이” 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업무 효율을 높이고 싶은 직장인이라면, 이제 이메일 작성에도 ChatGPT를 적극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만, 상황에 대한 맥락을 전달하는 프롬프트 작성과 최종 감수 및 편집은 여전히 인간의 역할이라는 점 꼭 유의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